안티피치, 혹은 정직한 거절권
Fay라는 회사 CEO가 면접에서 하는 말이 재밌다. "우리 회사에 오지 말아야 할 이유"를 먼저 늘어놓는다고 한다. 빠른 속도를 견디지 못한다면, 타이틀에 집착한다면, 편한 길만 찾는다면 오지 말라고. 보통 면접이라면 "성장하는 회사에서 함께할 인재를 찾습니다"로 시작한다. 뻔하다. 성장 안 하는 회사는 없고, 인재 싫어하는 회사도
Fay라는 회사 CEO가 면접에서 하는 말이 재밌다. "우리 회사에 오지 말아야 할 이유"를 먼저 늘어놓는다고 한다. 빠른 속도를 견디지 못한다면, 타이틀에 집착한다면, 편한 길만 찾는다면 오지 말라고. 보통 면접이라면 "성장하는 회사에서 함께할 인재를 찾습니다"로 시작한다. 뻔하다. 성장 안 하는 회사는 없고, 인재 싫어하는 회사도
레스토랑 드라마는 대개 두 가지로 나뉜다. 천재 셰프가 완벽한 요리로 세상을 정복하는 판타지, 아니면 지옥의 주방에서 고든 램지가 욕설을 퍼붓는 리얼리티. 그런데 The Bear는 둘 다 아니다. FX의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건 익히지 못한 양파처럼 날것 그대로의 주방이다. 배달 온 재료가 모자라고, 벤더는 돈을 재촉하고, 예약은 밀려있다. 주인공 카르멘(제레미
카페에서 친구 넷이 저녁 메뉴를 정하고 있었다. "뭐 먹을까?" 첫 번째는 "음... 글쎄, 한식도 좋고 양식도 좋고..." 하며 5분간 모든 음식을 나열했다. 두 번째는 "너희가 정해"라며 결정을 회피했다. 세 번째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생각해볼게"라고 했다. 마지막 한 명이 말했다. "
유튜브에서 "스마트폰 리뷰"를 검색하면 수만 개의 영상이 뜬다. 하지만 챗GPT(ChatGPT)에게 "새로운 구글 픽셀 폰 어때?"라고 물으면 하나의 답변만 나온다. 그 답변 뒤에는 보이지 않는 경매가 벌어진다. 200밀리초.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당신을 위한 광고 경매가 그 시간 안에 끝난다. 수십 개 광고주가 당신의 관심을
구글(Google)의 2분기 검색 수익이 5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 증가다. 그런데 같은 기간 클릭 수는 30% 감소했고, 사이트 트래픽도 50% 떨어졌다. 수학이 이상하다. AI 오버뷰(AI Overviews)가 범인이다. 이제 "김치찌개 맛집"을 검색하면 구글이 바로 답해준다. 클릭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호기심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스타벅스에서 6천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사는 게 아니다. "커피를 아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산다. 편의점 천원짜리 커피와 맛 차이를 구분 못 하면서도. 정체성 마케팅(Identity Marketing)이라는 게 있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판다는 아이디어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에 올라탄 순간, 당신은 더
요즘 게임 광고 보면 다 비슷하다. 앞부분 5초는 과일 자르기, 블록 맞추기, 뭔가 압축하기. 게임이랑 상관없는 OSV(Oddly Satisfying Videos)로 시작한다. 처음 한두 개 봤을 땐 신선했다. 근데 이제는 모든 게임사가 똑같이 한다. 마치 2000년대 초 모든 웹사이트에 플래시 인트로가 있던 것처럼. 광고계의 양떼 효과 마케팅 담당자들의 대화를 상상해본다:
경쟁 전략의 핵심은 세 가지 구조를 구분하는 것이다. 첫째, 시장 자체를 다르게 정의하기. 같은 제품을 파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다른 욕구를 충족시킨다. 커피를 파는 것 같지만 사실 시간을 파는 곳과 각성제를 파는 곳은 다른 사업이다. 둘째, 같은 시장이지만 다른 층위에서 놀기. 품질의 사다리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 싸구려와 명품은 경쟁하지 않는다.
조엘 스폴스키(Joel Spolsky)가 2000년 10월에 쓴 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제목이 있다. "Specs Need To Stay Alive(스펙은 살아있어야 한다)." 24년 전 글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7년 전, 페이스북이 생기기 4년 전, 에자일 선언문이 나오기 1년 전. 그런데 이 글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업계의 필독서로 꼽힌다. 스택오버플로우를 만든
넷플릭스를 켜면 30분은 뭘 볼지 고민한다. 선택지가 10개였던 비디오 가게 시절엔 5분이면 충분했는데. 진짜 문제는 막연함이 아니다. 잠재적 손실의 크기를 모른다는 거다. 영화 하나 잘못 고르면? 2시간 날린다. 그런데 직업을 잘못 고르면? 전공을 잘못 고르면? 유튜브 채널 주제를 잘못 정하면? 손실의 끝을 알 수 없으니 모든 선택이 거대한 도박처럼 느껴진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Claude와 대화하다가 갑자기 멈췄다. "Usage limit reached. Please try again later." 처음엔 짜증났다. 마감이 코앞인데 AI가 파업이라니. 그런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게 미래의 노동 패턴 아닐까? 19세기 공장 노동자들은 기계가 고장나면 쉬었다. 21세기 지식 노동자들은 AI가 과열되면 쉰다. 차이점이 있다면, 옛날엔 기계가 우리를 위해
에딩턴
"스마트폰을 영화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악하게 보이도록 만들었죠." — 아리 애스터, IndieWire 인터뷰 <유전(Hereditary)>, <미드소마(Midsommar)>의 아리 애스터가 가장 무서운 소재를 들고 왔습니다. 2020년 5월의 미국입니다. 칸의 화제작, 한국은 언제? 2025년 5월 16일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월드 프리미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