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배치되는 자들
명시지의 종말 AI가 모든 명시지를 장악했다. 검색하고, 조합하고, 최적화한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이제 기계가 더 잘한다. 맥킨지의 전체 보고서 데이터베이스를 3초 만에 검색한다. 100개 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조합한다. 5개 언어로 완벽한 문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완벽한 전략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완벽했는데 직원들이 반발한다. 논리는 탄탄했는데 고객이
명시지의 종말 AI가 모든 명시지를 장악했다. 검색하고, 조합하고, 최적화한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이제 기계가 더 잘한다. 맥킨지의 전체 보고서 데이터베이스를 3초 만에 검색한다. 100개 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조합한다. 5개 언어로 완벽한 문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완벽한 전략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완벽했는데 직원들이 반발한다. 논리는 탄탄했는데 고객이
사람들은 도파민을 행복 호르몬이라 부른다. 맛있는 걸 먹을 때, 좋아하는 영상을 볼 때, SNS에서 좋아요를 받을 때 도파민이 뿜어져 나와 우리를 기쁘게 만든다고 믿는다. 마치 뇌가 보상으로 뿌려주는 마법의 가루처럼. 하지만 이건 틀렸다. 완전히. 현상: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당신이 새벽 3시까지 쇼츠를 보고 있을 때, 당신은 행복한가? 아니다. 표정은 무표정이다.
세 살짜리 아이가 "밥 먹었어?"라고 묻는다. 부모는 문법을 가르친 적이 없다. 의문문 어순도, 과거 시제도, 종결어미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는 안다. 어떻게? 답은 간단하다. 아이는 언어를 만들지 않는다. 발견한다. 놈 촘스키(Noam Chomsky)는 이걸 언어 습득 장치(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라고 불렀다. 인간의 뇌에는 보편
망원경을 크게 만든다고 달에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망원경이 커지면 달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표면의 무늬를 관찰할 수 있고, 크레이터를 셀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거대한 망원경을 만들어도 달에 도달하진 못한다. 달에 가려면 로켓이 필요하다. 전혀 다른 종류의 기술이다. 지금 AI 업계가 하는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모델을
중산층이 사라진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개 소득 통계를 떠올린다. 하지만 2026년 한국 경제에서 사라지는 건 소득 구간이 아니다. 어중간한 선택지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K자 모양(K-Shape)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K가 아니다. 경기 회복이 알파벳 K처럼 위아래로 갈라지는 양극화를 뜻한다. 누군가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누군가는 계속 떨어진다. 중간 지점은 없다. 이게
AI가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한다. 이상한 일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편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가 일어나고 있다. 1865년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William Stanley Jevons)가 이미 같은 현상을 목격했다. 제임스 와트(James Watt)가 증기기관의 효율을 높이자 석탄 소비가 줄어들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증기기관이 경제적이 되자
미드저니(Midjourney)는 100명 남짓한 직원으로 연간 5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직원 1인당 매출이 500만 달러를 넘는다. 이게 얼마나 비정상적인 숫자인지 알려면 전통적인 기업과 비교해보면 된다. GM은 16만 명을 고용해 1,700억 달러를 번다. 1인당 100만 달러 정도다. 미드저니는 GM보다 5배 효율적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를 19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설명할 수
아침을 거르면 어지러운 사람이 있다. 점심까지 멀쩡한 사람도 있다. 왜일까. 같은 인간인데 누구는 12시간을 버티고 누구는 3시간도 못 버틴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몸이 다르게 작동한다. 핵심은 '대사 유연성(Metabolic Flexibility)'이다. 이 단어는 거창해 보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몸이 연료를 바꿔 쓸 줄 아느냐. 탄수화물이 없으면 지방을 태울
나는 “다정함을 지능으로 본다”라는 말이 유행하는 현상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물론 ‘다정함’을 일종의 지적 능력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구가 요즘 이렇게 널리 퍼진 이유는, 결국 어느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뚝 잘려나온 ‘짤’ 때문이라는 점이 못내 거슬린다. 도대체 왜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명제들을 K-드라마 작가들이 공들여 쥐어짜낸 한두
2025년 11월 2일. 토론토 로저스 센터. 월드시리즈 7차전이 열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32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시리즈 3승 2패. 홈에서 두 경기만 이기면 됐다. 그런데 결과는 참혹했다. 6차전도 지고, 7차전도 졌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무너졌다. 경기 내용은 더 억울했다. 3회에 보 비셋이 오타니한테서 3점짜리 홈런을 쳤다.
운을 '작업'하는 사람들 오타니 쇼헤이는 쓰레기를 줍는다. "남이 버린 운을 줍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덕아웃에서, 어디서든. 이건 그냥 좋은 습관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운을 설계하는 행위다. 비슷한 개념이 실리콘밸리에도, 고대 철학에도, 현대 창업자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1. Luck Surface Area (행운 표면적) 제이슨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이 만든 Ultima IV: Quest of the Avatar가 원조다. 1985년 발매. 이 게임이 "Karma Meter"라는 용어의 시초이자, 이후 모든 도덕 시스템 게임의 할아버지 격이다. 왜 만들었나 개리엇은 Ultima 1~3을 만든 뒤 팬들 편지를 받았다. 내용은 대부분 이랬다. "마을 사람 다 죽이고
회의실에서 제일 목소리 큰 사람이 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완벽하고, 말끝마다 "시너지"와 "레버리지"가 붙는다. 상대방 이익은 안중에 없고 자기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만 읊는다. 듣는 사람들 표정은 어떨까. 무의식적으로 팔짱을 끼고 있다. 반대편에는 조용히 커피 마시면서 "근데 이거 하시면 좀 귀찮으시겠네요"라고 먼저 말하는
대부분의 성공 공식은 이렇게 시작한다. 문제를 찾아라. 해결책을 만들어라. 효율적으로 실행하라. 이 공식은 끝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 끝났는데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 야마구치 슈는 일본의 컨설턴트다. 보스턴 컨설팅에서 일했다. 세스 고딘은 미국의 마케터다. 야후에 회사를 매각했고, 마케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대륙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거의 같은
누군가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다. 조직을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잘못된 걸 고치고 싶은 열망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선언한다. "이제부터 바뀔 겁니다." 회의를 잡는다. 공지를 띄운다.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인다. 그리고 실패한다. 왜 실패할까. 변화를 변화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상한 존재다. 좋은 것도 누가 시키면 싫어진다.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마케팅을 잘하려면 객관화가 필요하다. 내 상품을 고객 눈으로 봐야 한다. 근데 이게 안 된다. 왜? 내 상품이 예뻐 보이니까. 내가 만들었으니까. 내 시간과 돈이 들어갔으니까. 영포티도 마찬가지다. 연애시장에서 계속 미끄러진다. 왜? 자기가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니까. 30대 초반에 먹히던 전략을 그대로 쓴다. 유머 코드, 접근 방식, 대화 톤. 근데 상대방 눈에
마키아벨리는 용병을 혐오했다. 군주론 12장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용병은 쓸모없고 위험하다. 용병에 기반한 국가는 결코 안정되지 않는다." 왜? 용병은 돈으로 산 충성이기 때문이다. 돈이 더 나오면 떠난다. 전쟁이 불리해지면 도망간다. 승리해도 문제다. 용병대장이 권력을 탐낸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딱 그랬다. 비잔틴 제국은 자체 군대가 없었다. 7천 명이 전부였는데, 그마저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회사는 연간 10억 달러를 잃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모든 사업부가 자기네는 흑자라고 보고하고 있었다. Mac 팀, Newton 팀, 프린터 팀. 각자 자기 손익계산서(P&L)를 들고 있었다. 비용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자기 숫자만 좋으면 됐다. 회사 전체가 망해도. 잡스가 복귀 첫날
스티브 잡스를 보면서 우리는 뭘 배워야 할까. "Stay Hungry, Stay Foolish." 이 문장을 액자에 넣고 책상 앞에 붙이면 뭐가 달라지나. 아무것도 안 달라진다. 그건 잡스가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만들어낸 언어다. 포장이다. 그 말을 읊조리면서 뭔가 깨달은 것 같은 기분에 취하는 건 가장 쉽고, 가장 쓸모없는 일이다. 표면만 핥으면
1971년 8월 15일, 닉슨이 금태환을 정지시켰다. 그 전까지 달러는 금으로 바꿀 수 있었다. 35달러를 들고 가면 금 1온스를 줬다. 그게 달러의 신뢰 기반이었다. 닉슨이 그걸 끊었다. 달러는 여전히 달러였지만, 더 이상 금으로 바뀌지 않았다. 태환이 막힌 것이다. 비슷한 일이 사람에게도 일어난다. 분명 실력이 있다. 열심히 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나쁘지 않다.
엑셀 파일이 하나 돌았다. 120페이지짜리 대시보드였다. 피벗 테이블 14개, 차트 32개, 매크로까지 돌아간다. 근데 내용은? 월별 매출 합계 하나 보려고 만든 거였다. 계산기면 5분이다. 엑셀로 30분이다. 이 대시보드는 만드는 데 2주 걸렸다. 왜 이러나. 거창해 보이면 뭔가 잘한 것 같아서다. 복잡하면 전문가처럼 보여서다. 근데 업무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 빠르게 끝났냐,
회사가 망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돈이 떨어지거나, 관료주의에 잠식당하거나. 스타트업은 보통 첫 번째로 망한다. 대기업은 거의 항상 두 번째로 망한다. 문제는 두 번째 죽음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자기가 관료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협업"하고 "소통"하고 "합의"를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창업자들이 읽을 만한 글이 어디 있냐고 물으면, 대부분 뉴스 사이트를 알려준다. TechCrunch. The Verge. 한국이라면 아웃스탠딩이나 ByLine.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뉴스는 뉴스다. 오늘 읽고 내일 잊는다. 1년 뒤에 다시 읽을 일이 없다. 내가 찾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글. 비즈니스의 원리를 설명하는 글. 한 번 읽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AI 도구를 구글처럼 쓴다. 뭔가 물어보고, 답 받고, 끝이다. ChatGPT도 그렇게 쓴다. Claude도 그렇게 쓴다. 그리고 일주일 지나면 잊어버린다. 구독료만 나간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다. 사용법이다. NotebookLM은 구글이 만든 무료 AI 도구다. 핵심은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내가 올린 자료만을 기반으로 답을 생성한다. 인터넷 어딘가에서 긁어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