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의 함정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의 함정

증권사 앱을 삭제했다가 다시 깔기를 3번째 하고 있다.

매번 "이번엔 장기투자만 하겠다"고 다짐하는데, 빨간불이 켜지면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매도, 매수, 또 매도. 바쁘게 뭔가를 하고 있으니 뭔가 성과가 있을 것 같은데.

결과는 수수료만 증권사에 갖다 바쳤다.

뭐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사람은 원하는 게 있으면 뭐라도 하고 싶어한다.

살 빼려고 헬스장 등록하고, 영어 공부하려고 앱 10개 깔고, 투자 수익 내려고 하루에 50번 차트 본다. 움직이는 게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나을 거라는 착각.

실제로는 정반대다.

워런 버핏이 "가만히 앉아있기가 어렵다"고 했던 이유가 있다. 움직임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잘못된 움직임은 안 움직이는 것보다 못하다.

효율의 덫

효율만 좇으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잘못된 행동을 빠르게 반복하는 전문가가 된다.

똑같은 실수를 1시간에 10번 하면서 "나는 열심히 했는데"라고 말한다. 열심히 한 게 맞다. 잘못된 방향으로.

카카오뱅크 HTS에서 1분봉 차트 보면서 "기술적 분석"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정말 열심히 한다. 효율적으로 돈을 잃는다.

올바른 행동을 제때 하는 것

효과는 다른 데서 온다. 올바른 행동을 제때 하는 것.

삼성전자를 5만원에 사서 10년 들고 있는 게 올바른 행동일 수 있다. 재미없다. 뭔가 하고 있는 느낌도 안 든다. 그런데 이게 수익률 1등을 차지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문법책 하나 끝까지 보는 게 앱 10개 번갈아 보는 것보다 낫다. 운동도 그렇다. PT 3개월 꾸준히 하는 게 헬스장 5곳 돌아다니는 것보다 효과 있다.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의 집중력 파괴

요즘 멀티태스킹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다.

주식 차트 보면서 유튜브 듣고, 영어 앱 켜놓고 인스타그램 본다. 바쁘다. 정말 바쁘다. 그런데 뭔가 남는 게 없다.

MIT에서 2009년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멀티태스킹할 때 IQ가 15포인트 떨어진다고 나와 있다. 마리화나 피운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집중해서 한 가지 일을 하는 게 동시에 세 가지 일을 하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다.

언제가 적기인가

"올바른 일을 언제 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주식 살 때는 모두가 팔 때다. 영어 공부는 해외여행 가기 전이 아니라 지금이다. 운동은 살이 쪘을 때가 아니라 살 찌기 전이다.

타이밍을 놓치고 나서 부랴부랴 뭐라도 하려고 하면 십중팔구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다.

고민이 답이다

진심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건지, 제때 하고 있는 건지. 뭔가 하고 있으니까 안심하고 있는 건 아닌지.

주식 계좌 매일 들여다보는 시간에 기업 연차보고서 하나 읽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영어 앱 5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에 책 한 권 끝까지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움직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올바르게 움직이는 게 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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