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카르마 시스템: Ultima IV (1985)
리처드 개리엇(Richard Garriott)이 만든 Ultima IV: Quest of the Avatar가 원조다. 1985년 발매. 이 게임이 "Karma Meter"라는 용어의 시초이자, 이후 모든 도덕 시스템 게임의 할아버지 격이다.
왜 만들었나
개리엇은 Ultima 1~3을 만든 뒤 팬들 편지를 받았다. 내용은 대부분 이랬다. "마을 사람 다 죽이고 상점 물건 다 훔치면서 레벨업해서 보스 잡았어요!" 게임을 이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비도덕적 행동이었던 것이다. 개리엇은 생각했다. "내가 악덕을 장려하는 게임을 만들었구나." 그래서 Ultima IV에서는 "덕(Virtue)을 쌓아야만 이기는 게임"을 설계했다.
Ultima IV의 8가지 덕목
정직(Honesty), 자비(Compassion), 용기(Valor), 희생(Sacrifice), 정의(Justice), 명예(Honor), 영성(Spirituality), 겸손(Humility)
힌두교의 '아바타'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16가지 덕목(사마스카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떻게 작동했나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모든 행동이 카르마에 영향을 미쳤다. 전투에서 도망치면 용기가 깎였다. 하지만 배고픈 야생동물(뱀, 쥐 같은)에게서 도망치면 자비가 올랐다. 눈먼 약초상에게 정확한 값을 지불하면 정직이 올랐다. 속이면 깎였다. 거지에게 동전을 주면 자비가 올랐다.
결정적으로, 8가지 덕목 전부 최고치를 달성해야만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착한 척만 하면 되는" 다른 게임들과 달랐다. 진짜로 덕을 쌓아야 했다.
이후에 영향을 준 게임들
Ultima IV의 도덕 시스템은 이후 거의 모든 RPG의 카르마/도덕 시스템에 영향을 줬다.
- Fallout 시리즈 – 선/악 카르마 시스템
- Knights of the Old Republic – 라이트/다크 사이드
- Fable 시리즈 – 선/악에 따라 외모가 변함
- Mass Effect – 파라곤/레니게이드
- Black & White – 신으로서 선/악 선택
Ultima IV가 없었으면 이 게임들의 도덕 시스템도 없었다. TV Tropes에서는 아예 "Karma Meter"라는 용어 자체를 Ultima IV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한다.
오타니와의 연결점
개리엇이 힌두교의 "아바타" 개념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게 흥미롭다. 아바타가 되려면 16가지 덕목을 수행해야 한다. 오타니가 고등학교 때 만든 만다라트 계획표에 '운' 항목을 만들고 그 안에 쓰레기 줍기, 인사하기, 심판 존중하기를 넣은 것과 구조가 비슷하다.
둘 다 "덕을 쌓으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믿음을 시스템화한 것이다. 개리엇은 게임으로, 오타니는 인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