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본질: 싸우는 척하며 도망가기

경쟁 전략의 핵심은 세 가지 구조를 구분하는 것이다.
첫째, 시장 자체를 다르게 정의하기. 같은 제품을 파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다른 욕구를 충족시킨다. 커피를 파는 것 같지만 사실 시간을 파는 곳과 각성제를 파는 곳은 다른 사업이다.
둘째, 같은 시장이지만 다른 층위에서 놀기. 품질의 사다리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 싸구려와 명품은 경쟁하지 않는다. 서로를 의식할 뿐이다.
셋째, 진짜 같은 링에서 붙기. 이건 정말 피할 수 없을 때만 하는 거다. 대부분 피 터진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셋째만 하면서 전략이라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가격 낮추고, 스펙 올리고, 마케팅 늘리고. 그러다 다 죽는다.
진짜 전략은 "어떻게 이길까"가 아니라 "어떻게 안 싸울까"를 고민하는 거다.
경쟁사를 의식하는 순간, 이미 그들의 게임에 말려든 것이다. 차라리 고객이 뭘 포기하고 당신을 선택하는지 보라. 그게 당신의 진짜 경쟁자다.
생각해보면 '경쟁 전략'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전략의 본질은 경쟁을 회피하는 데 있으니까.
포터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 아니었을까. "제발 좀 그만 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