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셰어가 곧 해자다

사람들은 해자를 특허나 네트워크 효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해자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고객의 머릿속이다.

고객이 문제를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 그게 진짜 해자다. 치폴레는 이걸 증명했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치폴레 가방 무늬를 문신으로 새기는 문화가 생겼다. 회사는 여기서 영감을 얻어 Flash Tattoo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결과는 비수기 최고 매출이었다. 1억 2백만 회의 소셜 노출. 92억 회의 PR 노출. 광고비를 쓴 게 아니라 이미 머릿속에 있던 걸 끄집어낸 것뿐이다.

샤크닌자는 더 노골적이다. 제품을 바이럴을 위해 설계한다. 새로운 모공 청소기는 "분비물"이 눈에 보이도록 만들었다. 틱톡에서 매혹적인 순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제품이 스스로 유통되게 만든 것이다. 이게 2025년의 제품 설계다.


마케터의 가장 큰 두려움은 무관해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바이럴 캠페인을 볼 때마다, AI가 내 일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그 공포는 커진다. 무관함은 곧 소멸이다. 그래서 마인드셰어는 생존의 문제다.


바이런 샤프는 How Brands Grow에서 물리적 가용성만큼이나 정신적 가용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객이 매번 당신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Gap의 주가가 급등한 건 Katseye 광고 덕분이었다. 동일 점포 매출 5% 증가. 일라이 릴리가 1조 달러 시가총액 클럽에 가입한 건 GLP-1s 약물이 헬스케어 전체의 기대치를 재편했기 때문이다. 마인드셰어가 기업 가치를 직접 올린 사례들이다.

구독 서비스는 이 원리를 가장 잘 보여준다. ChatGPT Plus는 즉각적인 브레인스토밍 친구다. 복잡한 생각을 명확하게 해주고 시간을 절약해준다. Canva Pro는 디자인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전문가처럼 보이게 해준다. 마찰 없는 창의성. YouTube Premium은 광고를 제거해서 시간과 정신 건강을 아껴준다. 사람들은 다른 세 가지 구독을 취소해도 이건 취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게 핵심이다. 사용자의 주의력과 집중력이라는 정신적 자원을 보호하는 서비스. 그게 강력한 해자가 된다. 제미니 3가 "가장 유능한 AI 챗봇"이 된 건 인간의 추론 과정을 더 잘 모방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기술적 우위로 경쟁 모델의 마인드셰어를 빠르게 빼앗아온 것이다.


일단 고객의 머릿속에 '가장 유능한 솔루션'으로 각인되면, 그 기업은 흔들리지 않는다.


현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해자는 고객의 심리적, 인지적 영역을 깊숙이 점유하는 것이다. 특허는 만료된다. 네트워크 효과는 새로운 플랫폼에 무너진다. 하지만 머릿속 1순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관련성 없는 주의력은 허영심이지만, 문제 해결과 연결된 마인드셰어는 매출이다. 팬심이다. 시장 지배력이다.

마인드셰어가 곧 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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