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가 구글 몰래 베끼는 법

인도의 한 개발자가 심심해서 해본 장난이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비셰크 아이어(Abhishek Iyer)라는 전직 구글러가 "졸라텍스(Zollatex)"라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만들어서 적당한 뜻을 붙였다. 그리고 아무도 링크하지 않는 외딴 웹페이지에 올렸다. 마치 무인도에 메모지를 묻어두는 것처럼.
단 하나의 통로만 열어뒀다. 구글 서치 콘솔.
며칠 뒤 ChatGPT에게 물어봤다. "졸라텍스가 뭐야?"
ChatGPT가 자신이 만든 정의를 그대로 읊었다. 빙에서는 검색도 안 되는 단어를.
바레버린 AI의 속사정
ChatGPT는 처음에 빙을 썼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30억 달러나 투자해줬으니까. 하지만 빙의 전 세계 점유율은 고작 3%. 구글은 92%.
"아, 이거 안 되겠다."
결국 ChatGPT는 슬그머니 구글로 갈아탔다. 마이크로소프트 돈 받아놓고 구글 베끼기 시작한 거다.
더 웃긴 건 ChatGPT가 이제 정직하게 고백한다는 점이다. "웹 검색을 통한 캐시된 스니펫을 사용했어요." 구글 캐시에서 가져왔다는 뜻이다.
따라해볼 수 있는 베끼기 탐지법
1단계: 가짜 정보 만들기
- "김똘똘 피자"처럼 실존하지 않는 브랜드 이름 지어내기
- 설립연도 1987년, 본사 청량리 같은 그럴듯한 디테일 추가
2단계: 외딴섬에 묻기
- 개인 블로그 깊숙한 곳에 페이지 하나 만들기
- 어디서도 링크하지 않기 (SNS 금지)
- 구글 서치 콘솔에만 살짝 제출
3단계: 24-48시간 기다리기
- 구글이 크롤링할 때까지 참기
- 인내심 테스트
4단계: 범인 잡기
- ChatGPT에게 "김똘똘 피자 아세요?" 물어보기
- 빙, 야후, 덕덕고에서도 검색해보기
- ChatGPT만 안다면 구글에서 베꼈다는 증거
130억 달러짜리 배신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어이없을 노릇이다. 천문학적 돈을 투자해서 ChatGPT를 키워놨더니, 정작 구글 검색 결과를 베끼고 있다니.
빙을 살리려고 ChatGPT에 투자했는데, ChatGPT가 구글을 더 좋아한다. 짝사랑의 전형적 패턴이다.
SEO 업계에서는 "이제 구글 인덱싱이 AI 시대 생존의 열쇠"라며 난리다. 구글에 안 잡히면 ChatGPT도 모른다는 뜻이니까.
AI 혁명이라더니, 결국 구글이 또 이겼다.
구글이 최근 웹페이지 색인을 칼질하고 있는 것도 이해된다. 자신들의 인덱스가 곧 AI들의 교과서가 되니까. 품질 관리에 더 신경 쓸 수밖에.
혁신의 아이러니다. 새로운 AI가 나와도 결국 20년 된 검색엔진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