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는 자가 이긴다

회의실에서 제일 목소리 큰 사람이 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완벽하고, 말끝마다 "시너지"와 "레버리지"가 붙는다. 상대방 이익은 안중에 없고 자기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만 읊는다. 듣는 사람들 표정은 어떨까. 무의식적으로 팔짱을 끼고 있다.

반대편에는 조용히 커피 마시면서 "근데 이거 하시면 좀 귀찮으시겠네요"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상하게 얘기가 잘 풀린다. 계약도 빨리 된다.

일은 대부분 제로썸이다. 내가 가져가면 네가 못 가져간다. 그래서 상대가 잔뜩 힘주고 프로핏 빨아먹을 기세로 들어오면, 몸이 먼저 방어모드로 전환된다. 머리가 아니라 본능이다. 뭔가 빼앗기겠다는 신호가 온 거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이걸 안다. 그래서 힘을 뺀다. 억지로 친절한 척하는 게 아니다. 진짜로 힘이 안 들어간다. 일이 생활이고, 숨쉬듯 하니까. "이제부터 일 모드" 같은 스위치가 없다. 그냥 살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산다. 경계가 없으니 긴장할 이유도 없다.

노자는 이걸 무위(無爲)라고 불렀다.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억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이 바위를 뚫는 건 힘으로 밀어서가 아니다. 그냥 계속 흐르니까 뚫린다.

힘주는 사람은 한 판 이길 수 있다. 힘 빼는 사람은 게임을 계속한다.

그 목소리 큰 사람, 다음 미팅에는 안 불린다. 본인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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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쓰레기를 줍고, 토론토는 월드시리즈를 놓쳤다

2025년 11월 2일. 토론토 로저스 센터. 월드시리즈 7차전이 열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32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시리즈 3승 2패. 홈에서 두 경기만 이기면 됐다. 그런데 결과는 참혹했다. 6차전도 지고, 7차전도 졌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무너졌다. 경기 내용은 더 억울했다. 3회에 보 비셋이 오타니한테서 3점짜리 홈런을 쳤다.

운을 '작업'하는 사람들

운을 '작업'하는 사람들 오타니 쇼헤이는 쓰레기를 줍는다. "남이 버린 운을 줍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덕아웃에서, 어디서든. 이건 그냥 좋은 습관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운을 설계하는 행위다. 비슷한 개념이 실리콘밸리에도, 고대 철학에도, 현대 창업자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1. Luck Surface Area (행운 표면적) 제이슨

문제를 풀지 마라

대부분의 성공 공식은 이렇게 시작한다. 문제를 찾아라. 해결책을 만들어라. 효율적으로 실행하라. 이 공식은 끝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 끝났는데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 야마구치 슈는 일본의 컨설턴트다. 보스턴 컨설팅에서 일했다. 세스 고딘은 미국의 마케터다. 야후에 회사를 매각했고, 마케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대륙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거의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