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빼는 자가 이긴다

회의실에서 제일 목소리 큰 사람이 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는 완벽하고, 말끝마다 "시너지"와 "레버리지"가 붙는다. 상대방 이익은 안중에 없고 자기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만 읊는다. 듣는 사람들 표정은 어떨까. 무의식적으로 팔짱을 끼고 있다.

반대편에는 조용히 커피 마시면서 "근데 이거 하시면 좀 귀찮으시겠네요"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상하게 얘기가 잘 풀린다. 계약도 빨리 된다.

일은 대부분 제로썸이다. 내가 가져가면 네가 못 가져간다. 그래서 상대가 잔뜩 힘주고 프로핏 빨아먹을 기세로 들어오면, 몸이 먼저 방어모드로 전환된다. 머리가 아니라 본능이다. 뭔가 빼앗기겠다는 신호가 온 거다.

일 잘하는 사람들은 이걸 안다. 그래서 힘을 뺀다. 억지로 친절한 척하는 게 아니다. 진짜로 힘이 안 들어간다. 일이 생활이고, 숨쉬듯 하니까. "이제부터 일 모드" 같은 스위치가 없다. 그냥 살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산다. 경계가 없으니 긴장할 이유도 없다.

노자는 이걸 무위(無爲)라고 불렀다.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억지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이 바위를 뚫는 건 힘으로 밀어서가 아니다. 그냥 계속 흐르니까 뚫린다.

힘주는 사람은 한 판 이길 수 있다. 힘 빼는 사람은 게임을 계속한다.

그 목소리 큰 사람, 다음 미팅에는 안 불린다. 본인만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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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파는 시대는 끝났다

당신의 전문성은 이미 자산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걸 모른다는 것이다. 컨설턴트는 시간을 판다. 변호사는 시간을 판다. 디자이너도, 개발자도, 마케터도 시간을 판다. 하루 8시간, 한 달 160시간. 시간이 곧 돈이다. 그렇게 10년을 일하면 무엇이 남는가? 경력과 피로. 자산은 없다. 대니얼 프리스트리(Daniel Priestley)는 《핵심 영향력자(Key Person of Influence)》에서 경제적

누가 범죄자를 정하는가

"범죄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이 문장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하다. 너무 당연해서 질문을 막기 때문이다. 질문은 간단하다. 누가 범죄자를 정하는가? 이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명제는 도구가 된다. 누군가의 도구. 대개는 권력의 도구. 1935년 뉘른베르크 법이 통과되었다. 유대인은 독일 시민권을 잃었다. 법적으로 완벽했다. 의회를 통과했고, 법원이 집행했다. 게슈타포는 법을 따랐다.

전진배치되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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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지의 종말 AI가 모든 명시지를 장악했다. 검색하고, 조합하고, 최적화한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이제 기계가 더 잘한다. 맥킨지의 전체 보고서 데이터베이스를 3초 만에 검색한다. 100개 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조합한다. 5개 언어로 완벽한 문서를 작성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완벽한 전략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완벽했는데 직원들이 반발한다. 논리는 탄탄했는데 고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