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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을 의심하되, 냉소하지 않기. 각주를 달되, 본문을 잊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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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생각했다. 그럼 성공의 아버지는 누구지? 농담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실패만으로는 성공이 태어나지 않는다. 뭔가 다른 게 더 필요하다. 스타트업 씬에서는 실패를 자랑하듯 말하는 게 유행이다. "세 번 망했어요", "투자금 10억 날렸어요". 마치 실패 횟수가 명함에 들어갈 스펙인
카페에서 친구가 연애 얘기를 털어놓는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것 같아. 또 싸웠어.” 나는 자동으로 입을 연다. “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하는 거지.” 표준적인 위로다. 하지만 가끔 생각해본다. 정말 이게 맞나? 자책의 재발견 우리는 자책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본다. 자존감을 깎아먹고, 우울하게 만들고, 발전을 막는 독이라고. 그래서 위로할
게임이 끝났다. 드라마 작가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영화감독이 완벽한 키스신을 찍어도, 소설가가 마음을 울리는 대사를 써도 소용없다. 연애 감정이라는 링에서 픽션은 리얼리티에게 KO당했다. '환승연애'에서 전 연인이 서로를 힐끔거리는 0.3초가 드라마 한 시간보다 더 가슴을 뛰게 한다. '모솔연애'에서 어색하게 손을 잡는 장면이 영화 속
인도의 한 개발자가 심심해서 해본 장난이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비셰크 아이어(Abhishek Iyer)라는 전직 구글러가 "졸라텍스(Zollatex)"라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를 만들어서 적당한 뜻을 붙였다. 그리고 아무도 링크하지 않는 외딴 웹페이지에 올렸다. 마치 무인도에 메모지를 묻어두는 것처럼. 단 하나의 통로만 열어뒀다. 구글 서치 콘솔. 며칠 뒤
예전에 경쟁의 본질에 대해 썼었다. 마이클 포터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제발 좀 그만 싸워라"였을 거라고. 그런데 아사나(Asana)라는 회사가 이걸 완벽하게 실행한 사례를 봤다. 트렐로(Trello)와 비교당할 때 딱 두 문장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아사나는 업무 관리 시스템입니다. 트렐로는 칸반 보드예요." 게임 끝.
친구가 토익 공부한다며 투덜댔다. "처음엔 하루 2시간씩 공부해서 점수가 쭉쭉 올랐는데, 요즘엔 4시간씩 해도 5점도 안 오른다." 아, 그 지점에 도달했구나.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레벨 1에서 10까지는 슬라임 몇 마리만 잡으면 되지만, 90에서 91로 가려면 던전을 며칠씩 돌아야 한다. 경험치는 똑같이 쌓이는데 필요한 양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공부도
에너지
편의점 알바를 해본 사람은 안다. 유통기한 관리의 중요성을.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유통기한이 있다. 오늘 아침에 충전한 집중력을 저녁까지 안 쓰고 놔두면 썩는다. 썩은 에너지는 불안감으로 변한다. 밤에 잠이 안 오고, 쓸데없는 생각이 맴돈다. 유튜브 쇼츠를 새벽까지 보게 된다. 반대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고갈되면 재고부족 상태가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타트업에서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라는 질문만큼 답하기 어려운 게 없다. 다들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정작 전체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 막막하다. 레스토랑 주방에는 모든 주문이 적힌 티켓이 걸려 있다. 바리스타 앞에는 대기 중인 음료 스티커가 줄지어 있다. 택배 기사님은 배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보이는 일은 관리할 수 있다.
"저녁 때 얘기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7시를 생각했고, 상대는 9시를 생각했다. 2시간 동안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았다. 가장 흔한 착각: 모두가 나와 같은 맥락을 공유한다고 믿는 것. "간단한 수정"이라고 개발자에게 요청하면 3일 뒤에 답이 온다. 내 머릿속 '간단'은 30분이었는데, 개발자의 '
선민의식
외계인이 본 선민의식 케플러-442b에서 온 관찰자 보고서를 입수했다. 지구 방문 후 본성에 제출한 문서인데, 번역하면 대략 이렇다. "지구라는 행성의 생명체들은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 총 8,000여 개 집단이 존재하는데, 그중 7,847개 집단이 자신들을 '신이 선택한 특별한 존재'라고 믿고 있다. 나머지 153개 집단은 '신은 없지만
구글 AI 검색 기능 사용자가 20억 명을 넘었다는 뉴스를 보며 문득 떠오른 건, 작년 이맘때 레딧에서 본 댓글이었다. "이제 구글 망했다. ChatGPT만 쓰면 되는데 누가 검색해?" 그런데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 AI가 답을 주는데도 사람들이 더 검색한다. 구글 발표로는 검색 인상이 49% 늘었다고 한다. AI가 "파리 여행 3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