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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를 다는 블로그

영화 엔드크레딧이 올라갈 때 극장을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쿠키 영상 때문이 아니다. 스태프 이름들 사이에서 뭔가를 찾는다. 음악 감독이 누군지, 촬영지가 어딘지. 본편보다 흥미로운 건 때로 이런 세부사항들이다.

세상도 비슷하다. 넷플릭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이유, 스타벅스가 의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논리, 유튜브 댓글창이 지옥인 이유. 표면 아래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여기선 그런 이야기를 한다. 마케팅이 숨기는 심리학, 코드 아래 깔린 가치관, 편의점에서 발견하는 철학. 거창하진 않다. 그냥 일상을 조금 다르게 읽는 정도다.

학술 논문처럼 각주를 다는 건 아니다. 그보단 영화 디렉터스 컷의 코멘터리에 가깝다. 왜 이 장면을 이렇게 찍었는지, 저 대사는 사실 애드리브였다는 식의.

가끔은 틀릴 수도 있다. 예측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틀린 예측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전문가들이 얼마나 자주 틀리는지 아는 것도 일종의 통찰이니까.

본문보다 각주가 더 재밌는 책들이 있다. 이 블로그가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