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감정의 완전한 역전

연애 감정의 완전한 역전

게임이 끝났다.

드라마 작가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영화감독이 완벽한 키스신을 찍어도, 소설가가 마음을 울리는 대사를 써도 소용없다. 연애 감정이라는 링에서 픽션은 리얼리티에게 KO당했다.

'환승연애'에서 전 연인이 서로를 힐끔거리는 0.3초가 드라마 한 시간보다 더 가슴을 뛰게 한다. '모솔연애'에서 어색하게 손을 잡는 장면이 영화 속 완벽한 로맨스보다 더 설렌다. 이게 말이 되나?

문제는 우리가 '진짜 감정'에 중독됐다는 거다. 배우의 연기가 아무리 완벽해도 "연기잖아"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에서 누군가 진짜로 상처받고, 진짜로 설레고, 진짜로 울 때, 우리는 그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든다.

더 이상한 건, 우리 모두 편집된다는 걸 안다는 거다. 리얼리티 쇼에 연출이 있고, 자막이 감정을 조작하고, 음악이 분위기를 만든다는 걸 다 안다.

그런데도 믿는다. 편집 사이사이 스며드는 0.3초의 진짜 표정을, 계산되지 않은 한순간의 당황을, 연출할 수 없는 미세한 떨림을.

결국 우리는 가공된 현실 속에서 가공되지 않은 순간을 찾는 탐정이 됐다.

시대가 바뀐 게 아니다. 우리가 바뀐 거다. 완벽한 사랑보다 불완전한 진심을 택했다.

Read more

사람들은 원래 사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원래 사고 싶어한다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결제 안 하는 사람들. "아, 이거 살까 말까" 하면서 몇 번이고 페이지 새로고침하는 사람들. 마치 구매가 죄라도 되는 것처럼. 근데 알렉스 호르모지(Alex Hormozi)는 정반대로 말한다. 사람들은 원래 사고 싶어한다고. 구매 욕구는 기본값이다 생각해보면 맞다. 새 신발 보면 갖고 싶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 보면

By 정체이스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의 함정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의 함정

증권사 앱을 삭제했다가 다시 깔기를 3번째 하고 있다. 매번 "이번엔 장기투자만 하겠다"고 다짐하는데, 빨간불이 켜지면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매도, 매수, 또 매도. 바쁘게 뭔가를 하고 있으니 뭔가 성과가 있을 것 같은데. 결과는 수수료만 증권사에 갖다 바쳤다. 뭐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사람은 원하는 게 있으면 뭐라도 하고 싶어한다.

By 정체이스
다크 카피라이팅: 당신이 모르는 사이 지갑을 여는 기술

다크 카피라이팅: 당신이 모르는 사이 지갑을 여는 기술

"하버드 연구진이 개발한 그 성분, 이제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이 왜 효과적인지 아는가? 정보는 최소한으로, 상상은 최대한으로 만들어서다. 하버드라는 권위 + 개발이라는 혁신 + 성분이라는 과학적 느낌 + "그"라는 지시대명사가 만드는 친밀감. 네 개 요소가 합쳐져서 독자 머릿속에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그려낸다. 이게 바로 다크 카피라이팅이다.

By 정체이스